[베이비뉴스]아이한테 자꾸 화낸다면 '분노조절장애'가 아니라 '이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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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322회 작성일 2022-08-23 11:33본문
베이비뉴스 8월 부모4.0 맘스클래스 개최... '화 내고 후회하는 부모를 위한 육아고민 처방전' 진행
【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밤 10시. 드디어 아이가 잠들었다. 이제 좀 쉬어볼까 하는데 저녁 먹은 그릇은 개수통에 잔뜩 쌓여있고, 식탁엔 말라붙은 반찬 국물로 얼룩덜룩하다. 거실이며 방이며 애 장난감으로 그야말로 난장판. 회식이라던 남편은 아직 귀가 전이다. '에라, 모르겠다'라는 마음으로, 그냥 잠든 아이 옆에 조금 더 누워있기로 한다.
세상 이렇게 이쁠 수가 없는데 낮엔 뭐 때문에 애한테 그렇게 화를 냈더라. 어린이집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집에 안 가겠다고 악을 쓰고 버텨서 한 번, 저녁 먹는데 밥 안 먹겠다고 한 번, 이제 기저귀좀 떼어 보자고 팬티만 입혀놨더니 소파며 이불이며 오줌을 잔뜩 지려놔서 한 번, 소꿉놀이 하겠다고 주방 하부장 냄비며 그릇 잔뜩 꺼내놔서 또 한 번. 하도 소리치고 야단을 쳤더니 목이 좀 꺼끌거리는 것 같기도 하다. 나는 왜 이 모양인가, 이런 내가 부모 자격이 있나, 엄마라는 이름이 버겁다.
낮에는 애한테 울컥, 밤이면 후회한다. 나 엄마 자격 있는 사람인가 자책하며... ⓒ베이비뉴스
많은 엄마들이 육아하며 이런 경험을 한다. 아이의 떼부림에 참지 못하고 욱하고, 화내고, 자신조차도 훈육인지 화풀이인지 모를 감정을 배출한다는 것. 그리고 아이가 잠들고 모든 것이 평화로워진 시간에서야 자책하고 후회한다. 이런 생각도 종종한다. "나 혹시 분노조절장애 있는 거 아니야"라고.
박소영 우리아이들병원 마음튼튼센터장의 조언은 이렇다. "대부분의 경우 분노조절장애(간헐성폭발장애)가 아닌 우울증일 가능성이 더 크다. 한 달 간 아이에게 너무 자주 욱했는지, 주변 사람들도 내게 너무 욱한다고 평가하는지, 죄책감이 드는지, 욱한 뒤 더 화가 가라앉지 않아서 연속해서 화를 낸 적 있는지. 이중 두 가지 이상에 해당한다면 실제 감정 조절이 잘 안 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베이비뉴스는 지난 19일 오후 2시 박소영 우리아이들병원 마음튼튼센터장을 초대해 '욱하는 엄마? 불안한 아이! 화 내고 후회하는 부모를 위한 육아고민 처방전'을 주제로 부모4.0 맘스클래스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했다. 이날 방송은 베이비뉴스, 공무원연금공단, 우리동네 어린이병원 우리 어린이 유튜브 채널로 라이브 송출됐다. 이날 박소영 원장은 육아 중 엄마들이 경험하는 우울증과 울컥함의 양상을 소개하는 한편, 요즘 육아의 화두 중 하나인 '애착'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공유했다.
베이비뉴스는 지난 19일 오후 2시 박소영 우리아이들병원 마음튼튼센터장을 초대해 '욱하는 엄마? 불안한 아이! 화 내고 후회하는 부모를 위한 육아고민 처방전'을 주제로 부모4.0 맘스클래스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했다. 애착에 대해 설명하는 박소영 원장과 이나영 부모4.0 MC의 모습.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애착이란 아이와 주 양육자가 갖는 끈끈한 정서적 유대관계를 말한다. 애착을 설명할 때 박 원장은 '연인관계'에 비유한다. 첫눈에 반하긴 어려워도, 관계를 이어나가려면 신뢰가 생겨야 한다. 아이는 처음 세상에 나와 처음 돌봐주는 양육자를 통해 세상을 만나고 아는데, 관계가 끈끈하고 신뢰가 있을 때 안정된 애착이라고 본다. 주양육자가 일관되게 반응하고, 원하는 걸 알아차리고 필요할 때 도움을 준다면 아이는 세상에 대한 신뢰를 가질 수 있다. 생후 2~3년이 중요한데, 이때 애착으로 아이에겐 대인관계와 세상에 대한 이정표가 생긴다.
애착의 유형은 네 가지로 나뉜다. ▲안정형 애착은 나와 타인, 세상에 대한 신뢰가 있다. ▲회피형애착은 다른 사람에 기대를 못하고, 관계 맺음이 어렵다. ▲양가형애착의 아이들은 분리불안이 심하다. ▲혼란형 애착은 전체 중 1%에 해당한다. 극단적인 학대나 방임을 경험한 아이들에게서 나타난다. 그러나 이건 단순하게 나눈 것일 뿐 이 기준만으로 아이의 애착 정도를 단정할 순 없다.
한편 박 원장은 라이브 참가자들의 질문에 즉각적인 대답으로 함께 소통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정리.
박소영 우리아이들병원 마음튼튼센터장.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 "아이와 부모 관계도 연인처럼 '신뢰'와 '데이트'가 중요하다"
- 아이가 실수하면 제 눈치를 봐요.
"아이들은 부모를 기준으로 본인을 평가하고 부모의 반응에 따라 나에 대한 자아상을 만든다. 아이를 반복해서 비난한다면 아이는 당연히 엄마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부모와 관계가 대인관계의 기초가 되므로 다른 대인관계에서도 눈치보고, 좀 더 심해지면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도 떨어진다. 다만, 한두번 그런다고 언제나 그럴것이라고 생각할 건 없다. 또 눈치를 본다는 건 외부를 참조해서 나를 조절하는 좋은 사회성 기술이다. 아이의 반응을 봐가면서 조율해나가는 것이 좋다."
- 10개월 아기도 엄마가 화 낸 것을 기억할까? 화 내고 나면 죄책감이 든다.
"에피소딩 메모리라고 하는, 내용을 다 기억할 수 있는 시기는 만3세 이상이다. 만3세 이전의 경험은 기억에 없나? 그건 아니다. 마음 속 무의식이라고 하는 것에 저장된다. 10개월에 엄마가 한 번 화낸 걸 기억하고 저장할 순 없지만, 반복된다면 이미지화된다. 아이와 함께할 날이 많으니 앞으로에 집중할 것."
- 20개월, 8개월 연년생 형제맘이다. 동생 생기고 큰아이가 힘들어한다. 소리를 지르거나 동생을 때리기도 한다. 문제는 남편이 이런 상황에서 큰애한테 너무 화를 낸다는 거다. 어떻게 해야 이 갈등을 해결할 수 있을까?
"화를 낸다는 건 동등한 관계에서 가능한 거다. 아이들과 어른은 동등한 관계가 아니고, 20개월 아이도 8개월 동생만큼이나 어리다. 많은 부모가 실수하는 것 중 하나가 '우리 애는 다 알아 듣는데, 알면서 그런다'고 생각하는 거다. 이런 경우 남편은 20개월의 발달 상황을 알아둬야 한다. 20개월이 어떤 것까지 할 수 있는지, 어떤 걸 못하는지. 그리고 8개월 20개월 아이라면 환경적 분리도 시도해봐야 한다."
- 뒤집기 시작하며 짜증내는 아이에게 부모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부모에겐 '짜증'처럼 보이겠지만 '용쓰는 것'이다. 아이의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걸 지금 하고 있는 거다. 응원해줘야지. 응원하고 지지하면 된다. 아이가 이 좌절을 스스로 잘 넘길 수 있게 정서적 지지를 해주면 된다."
- 여아 쌍둥이를 키운다. 두 아이 기질이 다른데 어떻게 키우면 될까? 한 아이가 유독 엄마껌딱지다.
"쌍둥이 육아는 '따로따로' 시간을 많이 가져야 한다. 하루 10분씩이라도 괜찮다. 일대일 상호작용을 5분이라도 해주면 육아 질 높아지고 애착 형성이 좋아진다.
- 7살 5살 남아, 1살 여아 3남매 양육 중이다. 첫째 30개월, 둘째 11개월 때 복직해서 아이들은 이때부터 기관생활을 시작했다. 그런데 지금 53개월인 둘째가 양가적애착인 것 같다. 저도 늘 피곤하다 보니 늘 욱할 때가 많고, 둘째는 요새 부쩍 화를 잘 내고 폭발하고 눈맞춤도 피할 경우가 많다. 애착재형성 가능할까?
"물론이다. 다만 불완전한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 어느 한 가지 솔루션으로 애착을 뒤집을 순 없다. 다만 꾸준히 일관되게 하다 보면 안정을 되찾을 수 있는데 기본이 바로 '데이트'다. 엄마와 아이가 일대일 시간을 갖는 거다.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대단한 걸 주고 싶어하지만 아이들은 사실 그렇게 대단한 걸 바라지 않는다. 일대일로 하루 십분, 같이 장보러 갈 때 둘째만 데리고 나가든지, 가서 둘쨰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사주든지, 하는 거다. 다른 아이들이 물론 서운해할 수는 있지만 둘째가 특히 걱정이라면 꾸준히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다만, 이걸 한두번 해보고 포기하면 안된다. 그럼 상황은 더 악화할 것. 일관되게 하다 보면 서로 편안해질 날이 올 것이다.
- 16개월 아이가 물건을 던진다. 행동수정이 필요할까?
"이 즈음의 아이들은 물건 던지는 걸 좋아한다. 아이의 발달을 안다면 행동을 수정해야 할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다. 아이들은 물건을 던지며 인지가 발달한다. 위험하지 않다면 떨어트리고 던질 수 있는 공간과 환경을 만들면 좋다. 다만 사람에게 던지는 것, 화날 때 물건을 던지는 건 위험하고 부적절한 자기표현이므로 행동수정이 필요한데, 이때 핵심은 아이의 물건 던지는 행동에 부모가 반응하지 않는 거다. 부적절한 행동 시 아이가 원하는 결과를 주지 않는 경험이 쌓인다면 아이는 문제행동을 덜하게 될 것이다."
- 7살 아이 잠깐 혼자 있는 것도 못한다. 쓰레기도 버리러 못 나가게 한다.
"7살 아이가 엄마와 떨어지는 걸 싫어한다면 보통의 7살과 다른 거다. 우선 기질적 영향을 생각해야 한다. 기질적으로 불안 높은 아이들이 있다. 외부 상황에 경계가 높고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 대한 걱정이 높은 거다. 다만, 다른 덴 잘 가는데 엄마와 집에 있을 때만 그런 것이라면 엄마와 너무 같이 있고 싶어서 그런 것일 수 있다."
- 육아로 화가 올라올 때 어떻게 다스려야 할지
"자기 화에 대한 인지가 된다면 행동이 쉽다. 빨간색 노란색 초록색으로 구분하고 자기 행동이 빨간색이란 판단이 든다면 일단 모든 걸 다 멈춰야 한다. 아이 훈육이든 다른 사람 시선이든 신경쓰지 말고 우선 멈춰야 한다. 연습이 되다 보면 스스로 자제할 수 있게 된다."
◇ "우리 애는 행복해야 한단 강박에 부모가 괴롭다... 이 정도면 충분히 괜찮다"
육아가 너무 힘들고 자주 울컥한다면 우울증을 의심하고 적기에 대처해야 한다고 박소영 원장은 당부한다.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 남편과 육아의 역할을 어떻게 나누면 좋을까? 엄마가 엄하면 아빠가 받아주고, 이런 역할을 만드는 게 좋을까?
"화를 내는 모습이든 따뜻한 모습이든 한 사람 안에 통합된 인격임을 아이가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엄마아빠는 따뜻하지만 내가 잘못했을 때 혼 낼 수 있는 사람. 역할을 분리할 것 없다. 모든 사람에겐 무서운 모습도 있고, 안 좋은 순간도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 35개월 둘째, 요즘 "엄마 좋다"는 말을 열 번도 넘게 한다. 내가 평소에 힘들면 화내고 불안하게 해서 그런가 걱정이다. 특히 생리전 증후군이 심해 이땐 안정제를 먹으면서 지내는 정도다. 힘들면 화내고, 후회한다는 제목이 너무나도 딱 내 모습인데. 앞으로 저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사연자는 본인 패턴을 아는 사람이다. 생리 전에 본인이 더 욱한다는 걸 자신도 안다. 이땐 좀 내려 놔야 한다. 애가 밥을 좀 안 먹어도, 집을 더럽혀도 내려놔야 한다. 예전엔 아이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아이가 잘 먹고 잘 자고 잘 웃는것 외에도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자존감이 높고, 정서적으로도 행복해야 한다는 생각이 크다. 그러니까 어릴때 못해준게 너무 맘에 걸려서 모든걸 다 챙기려고 하고 완벽주의에 힘들어 한다. 그러나 이정도면 충분하다라는 말을 드리고 싶다. 큰잘못 저지르지 않는 이상, 우리 아이가 엇나가지 않는 이상, 이정도면 충분하고, 이정도면 충분히 좋은 엄마다."
- 어린이집에서 아이가 친구를 때린다는데, 어떻게 해야 잘 훈육하면서 자존감을 떨어트리지 않을 수 있을까?
"훈육은 혼내는 게 아니다. 아이에게 해야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가르치는 교육이다. 훈육을 혼내는 거라고 생각하니까 훈육하면 아이 자존감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거다. 옳고 그름을 가르치지 않으면 아이는 뭐가 옳은 건지 모르고 큰다. 적절히 교육해야 그 기준을 세울 수 있다. 순간 내가 한 행동에 어른들이 혼을 내니 좌절감을 느낄 순 있다. 다만 한순간의 좌절이 아이를 만드는 게 아니다. 좌절을 잘 견디는 힘이 생겼을 때 갈등이 와도 해결할 수 있는 거다. 좌절을 겪지 않고 크는 아이는 없다."
- 육아하다 욱하고 힘들때 어떻게 마음을 풀어야 할까.
"내가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과 육아 고민을 나누고, 가벼운 수준이 아니라 빈번하게 욱하고 마음이 평소보다 자주 다운된다면 우울증을 고려해야 한다. 지역 내 정신건강증진센터 등에서 도움을 받아볼 수 있다."
출처 : 베이비뉴스(https://www.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밤 10시. 드디어 아이가 잠들었다. 이제 좀 쉬어볼까 하는데 저녁 먹은 그릇은 개수통에 잔뜩 쌓여있고, 식탁엔 말라붙은 반찬 국물로 얼룩덜룩하다. 거실이며 방이며 애 장난감으로 그야말로 난장판. 회식이라던 남편은 아직 귀가 전이다. '에라, 모르겠다'라는 마음으로, 그냥 잠든 아이 옆에 조금 더 누워있기로 한다.
세상 이렇게 이쁠 수가 없는데 낮엔 뭐 때문에 애한테 그렇게 화를 냈더라. 어린이집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집에 안 가겠다고 악을 쓰고 버텨서 한 번, 저녁 먹는데 밥 안 먹겠다고 한 번, 이제 기저귀좀 떼어 보자고 팬티만 입혀놨더니 소파며 이불이며 오줌을 잔뜩 지려놔서 한 번, 소꿉놀이 하겠다고 주방 하부장 냄비며 그릇 잔뜩 꺼내놔서 또 한 번. 하도 소리치고 야단을 쳤더니 목이 좀 꺼끌거리는 것 같기도 하다. 나는 왜 이 모양인가, 이런 내가 부모 자격이 있나, 엄마라는 이름이 버겁다.
낮에는 애한테 울컥, 밤이면 후회한다. 나 엄마 자격 있는 사람인가 자책하며... ⓒ베이비뉴스
많은 엄마들이 육아하며 이런 경험을 한다. 아이의 떼부림에 참지 못하고 욱하고, 화내고, 자신조차도 훈육인지 화풀이인지 모를 감정을 배출한다는 것. 그리고 아이가 잠들고 모든 것이 평화로워진 시간에서야 자책하고 후회한다. 이런 생각도 종종한다. "나 혹시 분노조절장애 있는 거 아니야"라고.
박소영 우리아이들병원 마음튼튼센터장의 조언은 이렇다. "대부분의 경우 분노조절장애(간헐성폭발장애)가 아닌 우울증일 가능성이 더 크다. 한 달 간 아이에게 너무 자주 욱했는지, 주변 사람들도 내게 너무 욱한다고 평가하는지, 죄책감이 드는지, 욱한 뒤 더 화가 가라앉지 않아서 연속해서 화를 낸 적 있는지. 이중 두 가지 이상에 해당한다면 실제 감정 조절이 잘 안 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베이비뉴스는 지난 19일 오후 2시 박소영 우리아이들병원 마음튼튼센터장을 초대해 '욱하는 엄마? 불안한 아이! 화 내고 후회하는 부모를 위한 육아고민 처방전'을 주제로 부모4.0 맘스클래스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했다. 이날 방송은 베이비뉴스, 공무원연금공단, 우리동네 어린이병원 우리 어린이 유튜브 채널로 라이브 송출됐다. 이날 박소영 원장은 육아 중 엄마들이 경험하는 우울증과 울컥함의 양상을 소개하는 한편, 요즘 육아의 화두 중 하나인 '애착'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공유했다.
베이비뉴스는 지난 19일 오후 2시 박소영 우리아이들병원 마음튼튼센터장을 초대해 '욱하는 엄마? 불안한 아이! 화 내고 후회하는 부모를 위한 육아고민 처방전'을 주제로 부모4.0 맘스클래스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했다. 애착에 대해 설명하는 박소영 원장과 이나영 부모4.0 MC의 모습.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애착이란 아이와 주 양육자가 갖는 끈끈한 정서적 유대관계를 말한다. 애착을 설명할 때 박 원장은 '연인관계'에 비유한다. 첫눈에 반하긴 어려워도, 관계를 이어나가려면 신뢰가 생겨야 한다. 아이는 처음 세상에 나와 처음 돌봐주는 양육자를 통해 세상을 만나고 아는데, 관계가 끈끈하고 신뢰가 있을 때 안정된 애착이라고 본다. 주양육자가 일관되게 반응하고, 원하는 걸 알아차리고 필요할 때 도움을 준다면 아이는 세상에 대한 신뢰를 가질 수 있다. 생후 2~3년이 중요한데, 이때 애착으로 아이에겐 대인관계와 세상에 대한 이정표가 생긴다.
애착의 유형은 네 가지로 나뉜다. ▲안정형 애착은 나와 타인, 세상에 대한 신뢰가 있다. ▲회피형애착은 다른 사람에 기대를 못하고, 관계 맺음이 어렵다. ▲양가형애착의 아이들은 분리불안이 심하다. ▲혼란형 애착은 전체 중 1%에 해당한다. 극단적인 학대나 방임을 경험한 아이들에게서 나타난다. 그러나 이건 단순하게 나눈 것일 뿐 이 기준만으로 아이의 애착 정도를 단정할 순 없다.
한편 박 원장은 라이브 참가자들의 질문에 즉각적인 대답으로 함께 소통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정리.
박소영 우리아이들병원 마음튼튼센터장.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 "아이와 부모 관계도 연인처럼 '신뢰'와 '데이트'가 중요하다"
- 아이가 실수하면 제 눈치를 봐요.
"아이들은 부모를 기준으로 본인을 평가하고 부모의 반응에 따라 나에 대한 자아상을 만든다. 아이를 반복해서 비난한다면 아이는 당연히 엄마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부모와 관계가 대인관계의 기초가 되므로 다른 대인관계에서도 눈치보고, 좀 더 심해지면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도 떨어진다. 다만, 한두번 그런다고 언제나 그럴것이라고 생각할 건 없다. 또 눈치를 본다는 건 외부를 참조해서 나를 조절하는 좋은 사회성 기술이다. 아이의 반응을 봐가면서 조율해나가는 것이 좋다."
- 10개월 아기도 엄마가 화 낸 것을 기억할까? 화 내고 나면 죄책감이 든다.
"에피소딩 메모리라고 하는, 내용을 다 기억할 수 있는 시기는 만3세 이상이다. 만3세 이전의 경험은 기억에 없나? 그건 아니다. 마음 속 무의식이라고 하는 것에 저장된다. 10개월에 엄마가 한 번 화낸 걸 기억하고 저장할 순 없지만, 반복된다면 이미지화된다. 아이와 함께할 날이 많으니 앞으로에 집중할 것."
- 20개월, 8개월 연년생 형제맘이다. 동생 생기고 큰아이가 힘들어한다. 소리를 지르거나 동생을 때리기도 한다. 문제는 남편이 이런 상황에서 큰애한테 너무 화를 낸다는 거다. 어떻게 해야 이 갈등을 해결할 수 있을까?
"화를 낸다는 건 동등한 관계에서 가능한 거다. 아이들과 어른은 동등한 관계가 아니고, 20개월 아이도 8개월 동생만큼이나 어리다. 많은 부모가 실수하는 것 중 하나가 '우리 애는 다 알아 듣는데, 알면서 그런다'고 생각하는 거다. 이런 경우 남편은 20개월의 발달 상황을 알아둬야 한다. 20개월이 어떤 것까지 할 수 있는지, 어떤 걸 못하는지. 그리고 8개월 20개월 아이라면 환경적 분리도 시도해봐야 한다."
- 뒤집기 시작하며 짜증내는 아이에게 부모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부모에겐 '짜증'처럼 보이겠지만 '용쓰는 것'이다. 아이의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걸 지금 하고 있는 거다. 응원해줘야지. 응원하고 지지하면 된다. 아이가 이 좌절을 스스로 잘 넘길 수 있게 정서적 지지를 해주면 된다."
- 여아 쌍둥이를 키운다. 두 아이 기질이 다른데 어떻게 키우면 될까? 한 아이가 유독 엄마껌딱지다.
"쌍둥이 육아는 '따로따로' 시간을 많이 가져야 한다. 하루 10분씩이라도 괜찮다. 일대일 상호작용을 5분이라도 해주면 육아 질 높아지고 애착 형성이 좋아진다.
- 7살 5살 남아, 1살 여아 3남매 양육 중이다. 첫째 30개월, 둘째 11개월 때 복직해서 아이들은 이때부터 기관생활을 시작했다. 그런데 지금 53개월인 둘째가 양가적애착인 것 같다. 저도 늘 피곤하다 보니 늘 욱할 때가 많고, 둘째는 요새 부쩍 화를 잘 내고 폭발하고 눈맞춤도 피할 경우가 많다. 애착재형성 가능할까?
"물론이다. 다만 불완전한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 어느 한 가지 솔루션으로 애착을 뒤집을 순 없다. 다만 꾸준히 일관되게 하다 보면 안정을 되찾을 수 있는데 기본이 바로 '데이트'다. 엄마와 아이가 일대일 시간을 갖는 거다.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대단한 걸 주고 싶어하지만 아이들은 사실 그렇게 대단한 걸 바라지 않는다. 일대일로 하루 십분, 같이 장보러 갈 때 둘째만 데리고 나가든지, 가서 둘쨰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사주든지, 하는 거다. 다른 아이들이 물론 서운해할 수는 있지만 둘째가 특히 걱정이라면 꾸준히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다만, 이걸 한두번 해보고 포기하면 안된다. 그럼 상황은 더 악화할 것. 일관되게 하다 보면 서로 편안해질 날이 올 것이다.
- 16개월 아이가 물건을 던진다. 행동수정이 필요할까?
"이 즈음의 아이들은 물건 던지는 걸 좋아한다. 아이의 발달을 안다면 행동을 수정해야 할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다. 아이들은 물건을 던지며 인지가 발달한다. 위험하지 않다면 떨어트리고 던질 수 있는 공간과 환경을 만들면 좋다. 다만 사람에게 던지는 것, 화날 때 물건을 던지는 건 위험하고 부적절한 자기표현이므로 행동수정이 필요한데, 이때 핵심은 아이의 물건 던지는 행동에 부모가 반응하지 않는 거다. 부적절한 행동 시 아이가 원하는 결과를 주지 않는 경험이 쌓인다면 아이는 문제행동을 덜하게 될 것이다."
- 7살 아이 잠깐 혼자 있는 것도 못한다. 쓰레기도 버리러 못 나가게 한다.
"7살 아이가 엄마와 떨어지는 걸 싫어한다면 보통의 7살과 다른 거다. 우선 기질적 영향을 생각해야 한다. 기질적으로 불안 높은 아이들이 있다. 외부 상황에 경계가 높고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 대한 걱정이 높은 거다. 다만, 다른 덴 잘 가는데 엄마와 집에 있을 때만 그런 것이라면 엄마와 너무 같이 있고 싶어서 그런 것일 수 있다."
- 육아로 화가 올라올 때 어떻게 다스려야 할지
"자기 화에 대한 인지가 된다면 행동이 쉽다. 빨간색 노란색 초록색으로 구분하고 자기 행동이 빨간색이란 판단이 든다면 일단 모든 걸 다 멈춰야 한다. 아이 훈육이든 다른 사람 시선이든 신경쓰지 말고 우선 멈춰야 한다. 연습이 되다 보면 스스로 자제할 수 있게 된다."
◇ "우리 애는 행복해야 한단 강박에 부모가 괴롭다... 이 정도면 충분히 괜찮다"
육아가 너무 힘들고 자주 울컥한다면 우울증을 의심하고 적기에 대처해야 한다고 박소영 원장은 당부한다.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 남편과 육아의 역할을 어떻게 나누면 좋을까? 엄마가 엄하면 아빠가 받아주고, 이런 역할을 만드는 게 좋을까?
"화를 내는 모습이든 따뜻한 모습이든 한 사람 안에 통합된 인격임을 아이가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엄마아빠는 따뜻하지만 내가 잘못했을 때 혼 낼 수 있는 사람. 역할을 분리할 것 없다. 모든 사람에겐 무서운 모습도 있고, 안 좋은 순간도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 35개월 둘째, 요즘 "엄마 좋다"는 말을 열 번도 넘게 한다. 내가 평소에 힘들면 화내고 불안하게 해서 그런가 걱정이다. 특히 생리전 증후군이 심해 이땐 안정제를 먹으면서 지내는 정도다. 힘들면 화내고, 후회한다는 제목이 너무나도 딱 내 모습인데. 앞으로 저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사연자는 본인 패턴을 아는 사람이다. 생리 전에 본인이 더 욱한다는 걸 자신도 안다. 이땐 좀 내려 놔야 한다. 애가 밥을 좀 안 먹어도, 집을 더럽혀도 내려놔야 한다. 예전엔 아이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아이가 잘 먹고 잘 자고 잘 웃는것 외에도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자존감이 높고, 정서적으로도 행복해야 한다는 생각이 크다. 그러니까 어릴때 못해준게 너무 맘에 걸려서 모든걸 다 챙기려고 하고 완벽주의에 힘들어 한다. 그러나 이정도면 충분하다라는 말을 드리고 싶다. 큰잘못 저지르지 않는 이상, 우리 아이가 엇나가지 않는 이상, 이정도면 충분하고, 이정도면 충분히 좋은 엄마다."
- 어린이집에서 아이가 친구를 때린다는데, 어떻게 해야 잘 훈육하면서 자존감을 떨어트리지 않을 수 있을까?
"훈육은 혼내는 게 아니다. 아이에게 해야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가르치는 교육이다. 훈육을 혼내는 거라고 생각하니까 훈육하면 아이 자존감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거다. 옳고 그름을 가르치지 않으면 아이는 뭐가 옳은 건지 모르고 큰다. 적절히 교육해야 그 기준을 세울 수 있다. 순간 내가 한 행동에 어른들이 혼을 내니 좌절감을 느낄 순 있다. 다만 한순간의 좌절이 아이를 만드는 게 아니다. 좌절을 잘 견디는 힘이 생겼을 때 갈등이 와도 해결할 수 있는 거다. 좌절을 겪지 않고 크는 아이는 없다."
- 육아하다 욱하고 힘들때 어떻게 마음을 풀어야 할까.
"내가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과 육아 고민을 나누고, 가벼운 수준이 아니라 빈번하게 욱하고 마음이 평소보다 자주 다운된다면 우울증을 고려해야 한다. 지역 내 정신건강증진센터 등에서 도움을 받아볼 수 있다."
출처 : 베이비뉴스(https://www.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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